오늘의 성경묵상 (2026-02-21)

✨ 오늘의 성경묵상 | 민수기 14-15(26.02.21)

민수기 14-15장은 약속의 땅을 목전에 두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이스라엘 백성들의 거부와 그로 인한 40년의 광야 방황,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도 이어지는 일상의 규례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신을 우리 외부에서 상벌을 내리는 절대자로 상상하곤 합니다. 하지만 오늘의 본문을 깊이 들여다보면, 광야는 물리적 장소라기보다 우리 내면의 불안이 만들어낸 풍경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백성들은 거인과 성벽이라는 외부의 힘(Powers)에 압도당했지만, 정작 그들을 무너뜨린 것은 과거의 노예 상태로 돌아가려는 마음의 관성이었습니다.

“나의 사랑은 너희를 포기하지 않으나, 너희가 선택한 두려움의 결과는 삶으로 감당해야 한단다.” 이 서글픈 응답은 신의 보복이 아닙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가치 있게 여기는 ‘궁극적인 관심’을 놓쳤을 때 직면하게 되는 존재론적인 결과입니다. 참된 신앙은 신화적인 기적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책임을 다하며 인간다움을 선택하는 용기입니다.

뒤이어 나오는 제사법과 옷단 귀에 다는 ‘술’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소중한 깨달음을 줍니다. 그것은 단순한 종교적 형식이 아니라, 망각하기 쉬운 우리의 본질을 일상의 사소한 순간마다 기억해내기 위한 장치입니다. 우리가 매일 옷을 입듯, 정의와 사랑이라는 가치를 삶의 모든 순간에 ‘매듭’처럼 묶어두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비록 우리가 불확실한 광야를 걷고 있을지라도, 그 방황조차 우리를 성숙하게 만드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과거의 안락함으로 도망치려는 유혹을 이겨내고, ‘지금 여기’에서 이웃과 함께 거룩함을 실천할 때, 우리는 이미 약속의 땅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신은 하늘 위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책임지며 사랑을 일구어가는 그 현존 속에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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